호밀빵 촬영 — 어두운 빵을 칙칙하지 않게 찍는 법

호밀빵은 색이 짙어서 그냥 찍으면 어두운 덩어리로 보인다. 그랜드마마 북유럽식 호밀빵을 찍으면서 단면 기공, 시드 알갱이, 오픈샌드위치를 어떻게 살렸는지 실제 컷으로 풀었다.

호밀빵은 어둡다. 색이 짙은 갈색이라 그냥 찍으면 화면에서 빵 전체가 한 덩어리 그림자처럼 뭉친다. 흰 식빵 찍던 감으로 빛을 넉넉히 주면 더 망한다. 호밀빵은 밝히면 밝힐수록 자기 색을 잃어버린다.

그랜드마마(GRAND MAMA) 북유럽식 호밀빵을 찍을 때 제가 가장 먼저 한 고민이 이거였다. 이 짙은 색을 어떻게 살릴까. 사람들이 호밀빵을 사는 이유가 바로 그 어둡고 묵직한 색이고 거친 질감인데, 그걸 밝게 펴버리면 그냥 못생긴 갈색 빵이 된다. 그래서 저는 호밀빵을 찍을 때 빵을 밝히려는 욕심을 먼저 내려놓는다. 짙은 색을 살리되 표면 결이 죽지 않는 선, 딱 그만큼만 노출을 올린다.

나무 도마 위 북유럽식 호밀빵 통덩어리와 슬라이스 통덩어리와 슬라이스를 도마에 같이 올렸다. 빛을 옆에서 낮게 깔아 껍질 결과 짙은 색을 동시에 살렸다. 정면에서 세게 비췄으면 이 빵은 그냥 갈색 면이 됐을 거다.

단면을 안 보여주면 호밀빵은 다 똑같아 보인다

호밀빵 단면, 촘촘한 기공이 보이는 슬라이스 클로즈업 잘라서 단면을 보여줬다. 호밀빵은 구멍이 뻥뻥 뚫린 빵이 아니라 작고 촘촘한 기공이 빽빽하게 들어찬 빵이다. 이 촘촘함이 곧 식감이다.

겉만 보면 호밀빵은 다 비슷한 갈색 덩어리다. 정보가 없다. 그런데 잘라서 단면을 보여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속결이 얼마나 촘촘한지, 얼마나 묵직한지가 한눈에 보인다.

문제는 이 단면을 그냥 정면에서 찍으면 어두운 면으로 묻혀버린다는 거다. 그래서 저는 단면에 사선으로 빛을 넣었다. 기공 하나하나에 미세한 그림자가 생기니까 "아, 이거 속이 꽉 찼구나"가 전달된다. 자르는 것도 신경 썼다. 호밀빵은 단단해서 막 자르면 부스러기가 떨어지고 단면이 뜯긴다. 저는 잘 드는 빵칼로 천천히 톱질하고, 단면에 붙은 부스러기를 붓으로 털어낸 다음에야 셔터를 눌렀다. 이 정리 한 번이 사진의 깔끔함을 다 결정한다. 단면이 지저분하면 아무리 좋은 빵도 거칠게만 보이고, 단면이 깔끔하면 같은 빵이 묵직하고 단단해 보인다.

씨앗이 박힌 빵은 씨앗을 보여줘야 한다

아마씨·호박씨가 박힌 시드 호밀빵 단면과 표면 아마씨, 호박씨가 들어간 시드 호밀빵. 표면 호박씨랑 단면에 점점이 박힌 아마씨가 보이게 시드 면을 빛 쪽으로 돌렸다.

그랜드마마 라인에는 아마씨, 호박씨가 들어간 시드 호밀빵이 있었다. 이런 빵은 씨앗이 곧 광고다. "잡곡 진짜 들어갔어요"를 말로 백 번 하는 것보다, 박힌 씨앗 한 컷이 더 세다.

그래서 저는 씨앗 박힌 면을 빛 쪽으로 돌리고 가까이 들어가서 찍었다. 멀리서 한 장 찍으면 씨앗이 그냥 무늬처럼 보인다. 가까이 가서 호박씨 알갱이의 입체감, 단면에 섞인 아마씨까지 보이게 해야 "이거 진짜 잡곡빵이네" 소리가 나온다. 씨앗 면은 빛을 살짝 비스듬히 줘야 알갱이마다 그림자가 생겨서 박혀 있는 느낌이 산다. 정면광으로 누르면 씨앗이 빵에 그려놓은 그림처럼 납작해진다. 그래서 시드 호밀빵은 멀리서 찍은 전체 컷과 가까이 들어간 근접 컷을 꼭 한 쌍으로 가져간다. 전체 컷은 "이런 빵이다", 근접 컷은 "씨앗이 이만큼 들었다"를 나눠 맡는다.

호밀빵은 먹는 법을 같이 보여줘야 팔린다

호밀빵 위에 아보카도·크림치즈를 올린 오픈샌드위치 호밀빵 슬라이스에 아보카도, 크림치즈, 토마토를 올렸다. 짙은 빵 위에 초록·하양·빨강이 올라가니까 색이 확 산다. 이게 "이렇게 먹으면 맛있겠다" 컷이다.

호밀빵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많다. 빵만 덜렁 찍어놓으면 "건강해 보이긴 한데 이걸 어떻게 먹지?" 하고 넘어간다. 그래서 먹는 장면을 같이 넣었다.

호밀빵 위에 아보카도랑 크림치즈를 올린 오픈샌드위치 컷을 찍었다. 짙은 호밀빵은 색이 어두워서 토핑이 올라가면 대비가 확 산다. 초록 아보카도, 하얀 크림치즈, 빨간 토마토가 어두운 빵 위에서 또렷하게 보인다. 빵만 찍은 컷이 "이게 무슨 빵인지"라면, 이 컷은 "이렇게 먹으면 맛있다"를 보여준다. 둘 다 있어야 상세페이지가 완성된다.

토핑을 달리한 호밀빵 오픈샌드위치 비교 컷 토핑을 바꿔가며 오픈샌드위치를 나란히 놨다. 한 빵으로 이것저것 해 먹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컷이다.

연출 컷이라고 토핑을 막 쌓진 않았다. 토핑이 너무 많으면 호밀빵이 받침대로 밀려난다. 빵 슬라이스 두께랑 단면 기공이 토핑 사이로 계속 보이게 토핑 양을 줄였다. 주인공은 끝까지 호밀빵이다.

보정은 빵을 밝히는 게 아니라 색을 지키는 일이다

호밀빵 보정에서 제일 흔한 실수가 밝게 만들려다 빵 고유의 짙은 색을 날려버리는 거다. 모니터로 보면 어두우니까 자꾸 밝기를 올리고 싶어진다. 그런데 호밀빵은 짙고 묵직한 색이 곧 정체성이다. 밝히면 밝힐수록 평범한 빵이 된다.

그래서 저는 호밀빵을 보정할 때 전체 밝기를 올리지 않고, 표면 결이 보이는 선까지만 노출을 살짝 손본다. 채도도 거의 안 건드린다. 채도를 올리면 빵이 붉거나 누렇게 떠서 인공적으로 보이는데, 호밀빵은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이미지로 팔리는 빵이라 그 인공적인 느낌이 제일 안 어울린다. 실제로 빵을 받아본 사람이 "사진이랑 똑같네" 할 정도로 색을 절제하는 게 호밀빵 보정의 정답이라고 본다. 어둡게 나온 게 아니라, 어두운 게 이 빵의 진짜 색이다.

그랜드마마 라인에는 파니니용으로 도톰하게 썬 슬라이스도 있었는데, 이건 단면 컷과 또 역할이 다르다. 파니니 슬라이스는 두께가 보여야 "눌러 구우면 든든하겠다"가 전달돼서, 저는 슬라이스를 세워 두께가 정면으로 보이게 따로 한 컷을 잡았다. 같은 호밀빵이라도 쓰임이 다르면 보여줄 면도 달라진다.

호밀빵 단면이랑 시드 컷을 어떤 기준으로 잡는지 더 자세한 촬영 가이드는 호밀빵 촬영 가이드에 정리해 뒀다. 호밀빵, 시드 브레드 같은 베이커리 제품 촬영을 준비 중이라면 통째 한 번에 정리하는 게 효율적이다. 빵 종류 수랑 단면·연출 컷을 어떻게 나눌지 보고 견적을 잡는다. 메뉴 10컷은 30만원대, 상세페이지 1상품은 50만원대부터 시작하고, 정확한 건 메뉴 구성 보고 상담으로 안내한다. 전화 010-3299-4577이나 카톡으로 편하게 연락 주면 된다.

자주 묻는 질문

옆에서 낮게 빛을 깔면 됩니다. 정면에서 세게 비추면 빵이 한 덩어리 갈색으로 뭉치는데, 측면 광을 주면 거친 표면에 음영이 생겨서 묵직한 질감이 살아납니다. 짙은 색을 억지로 밝히지 않고 그대로 살리는 게 핵심입니다.

단면에 사선으로 빛을 넣습니다. 촘촘한 기공 하나하나에 그림자가 생기면 속결이 살아납니다. 자르기 전에 빵칼로 깨끗하게 톱질하고 부스러기를 털어내는 정리도 같이 합니다.

있습니다. 같은 호밀빵이라도 통덩어리 컷, 단면 컷, 시드 근접 컷, 오픈샌드위치 컷으로 나누면 상세페이지 한 장이 채워집니다. 한 빵으로 역할이 다른 컷을 여러 장 뽑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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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영강 · 블로그 전체 보기